70년 무대 지킨 전설이
내려놓은 마이크
이순재, 영원한 현역으로 기억되다
2025년 11월 25일 새벽, 한국 연예계에 슬픈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대발이 아버지"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원로 배우 이순재가 향년 90세(호적상, 실제 만 9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건강이 악화되어 연극 무대를 잠시 떠났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배우라는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그가 남긴 70년의 발자취는 단순한 연기 경력이 아닌, 한국 대중문화사 그 자체였습니다.
🎬 "연기에 완성은 없다" - 90세에도 무대에 선 이유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겁니다. 왜 그는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현역을 고집했을까요?
"연기라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연기에 완성이 없다는 얘기가 바로 그겁니다. 잘할 순 있어도 완성은 아니다 이거예요."
2024년 말, KBS 드라마 '개소리'로 역대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된 그는 수상 소감에서도 "늘 준비하며 기회를 기다려왔다"고 말했습니다. 90세의 나이에 "아직도 준비 중"이라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장인정신이 아닐까요?
이순재, 그는 누구였나
- 본명: 이순재(李順載)
- 생년: 1934년 11월 16일 (호적상 1935년생, 함경북도 회령 출생)
- 학력: 서울대학교 철학과 졸업
- 데뷔: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
- 경력: 1960년 KBS 1기 탤런트, 1965년 TBC 전속 배우
- 정치: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서울 중랑갑, 민주자유당 → 신한국당 → 무소속, 1992.5~1996.5)
- 별세: 2025년 11월 25일 새벽 (향년 90세, 호적상 기준 / 실제 만 91세)
📺 세대를 관통한 캐릭터들
이순재라는 이름 석 자는 세대마다 다른 모습으로 기억됩니다.
[banner-250]1990년대 중장년층에게 그는 '사랑이 뭐길래'의 "대발이 아버지"였습니다. 평균 시청률 59.6%를 기록한 이 드라마에서 그는 권위적이면서도 따뜻한 가부장의 모습으로 당시 한국 가정의 표준을 보여줬죠. 이 인기에 힘입어 1992년 정치권에 입문,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2000년대 젊은 세대에게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한의원 원장 '이순재'였습니다. 72세의 나이에 코미디 시트콤에 도전해 근엄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버린 그는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까지 수상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특히 "야동 순재" 에피소드는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 전 장르를 섭렵한 진정한 아티스트
이순재의 진짜 대단함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스펙트럼에 있었습니다.
사극에서는 '허준', '이산', '동의보감', '야인시대' 등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현대극에서는 '목욕탕집 남자들', '엄마가 뿔났다' 등으로 서민의 애환을 그려냈습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는 섬세한 감성 연기로 관객의 눈시울을 붉혔죠.
연극 무대 역시 그의 본령이었습니다. 2024년까지도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캐스팅되어 연습에 임할 만큼 열정적이었습니다. 총 출연작만 해도 드라마 140편 이상, 단역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 후배들이 기억하는 이순재
"항상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정신을 잃지 않으셨어요. 90세가 넘어서도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시고, 후배들에게 먼저 인사하시던 모습... 그것이 진짜 프로였습니다."
- 동료 배우들의 추모 중에서
🌟 그가 남긴 것들
이순재는 단순히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국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 교과서 같은 존재였습니다.
10모음 체계와 장단음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옛 한국어 발음, 90대에도 대본을 완벽히 암기하는 암기력, 작품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지식인의 소양... 이 모든 것이 그를 '대배우'로 만든 요소들이었습니다.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썼고, 많은 배우들이 그를 멘토로 삼았습니다.
🕯️ 마지막까지 현역이었던 이유
2024년 10월부터 건강이 악화되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공연을 취소했고, 2025년 4월 한국PD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동료 배우 박근형은 "여러 번 찾아뵈려 했는데 꺼리셔서 가뵙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회복을 위해 재활 치료에 전념했고, "건강이 호전되면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25년 11월 25일 새벽, 영원한 현역 배우로서 마지막 퇴장을 했습니다.
"배우라는 것은 항상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입니다. 어떻게 연구 안 하고, 공부 안 하고 잘하겠느냐 하는 얘기예요."
🎬 그의 이름으로 기억될 것들
이순재는 이제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를 다시 볼 때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웃으며 볼 때마다, 우리는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연기를 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진짜 프로는 나이가 아닌 태도로 증명된다"는 사실을요.
이순재 배우님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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